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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와 토양 탄소 고정: 땅속에서 시작되는 지구 온난화 해법

읭즈.Eungez 2025. 7. 26. 00:05

기후변화와 토양 탄소 고정: 땅속에서 시작되는 지구 온난화 해법

기후변화 대응의 최전선에는 흔히 태양광, 풍력, 전기차와 같은 첨단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밟고 다니는 ‘흙’—즉, 토양(soil)—이야말로 지구 대기의 이산화탄소(CO₂)를 줄이고 기후위기를 완화하는 데 있어 가장 오래되고도 강력한 해법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토양 탄소 고정(soil carbon sequestration)의 원리와, 왜 이것이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전략인지 살펴봅니다.

 

기후변화와 토양 탄소 고정: 땅속에서 시작되는 지구 온난화 해법

토양은 거대한 탄소 저장고

지구의 탄소 순환에서 토양은 대기, 해양, 식생과 더불어 가장 큰 탄소 저장고(탄소 싱크, carbon sink) 중 하나입니다. 토양에는 지상 식물보다 2~3배 많은 탄소가 저장되어 있으며, 이는 전 세계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4배에 달합니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CO₂를 흡수하면, 일부는 뿌리와 낙엽, 유기물 형태로 토양에 쌓입니다. 토양 미생물, 지렁이, 곰팡이 등 다양한 생물들의 분해작용을 거치며, 이 탄소는 수십 년~수백 년간 안정적으로 저장될 수 있습니다.

토양 탄소 고정이란 무엇인가?

탄소 고정(carbon sequestration)은 대기 중 CO₂를 포집하여 토양 유기물이나 무기 탄산염 형태로 장기간 저장하는 자연적 과정입니다. 여기엔 식물의 뿌리 성장, 땅속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 토양 입자에 의한 탄소 결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인간이 이를 인위적으로 증진시키는 다양한 농업/임업 기술(예: 재생농업, 무경운, 혼농임업, 바이오차 biochar 등)도 각광받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토양 탄소 고정의 상관관계

토양이 제대로 관리된다면, 매년 전 세계적으로 20억~30억 톤의 CO₂를 추가로 땅속에 저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이는 유럽 전체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 가뭄, 홍수, 사막화 등은 오히려 토양 내 탄소 손실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토양이 건조해지면 미생물 활동이 줄어 유기물이 분해되지 않고, 강수량이 급격히 변하면 탄소가 쉽게 대기 중으로 방출됩니다.

특히 농경지의 과도한 경운, 화학비료 사용, 산림 파괴 등은 토양의 탄소 저장 능력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입니다. 반대로, 친환경적인 토양 관리와 지속 가능한 농업은 탄소 고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재생농업과 탄소농업의 부상

최근 ‘재생농업(regenerative agriculture)’과 ‘탄소농업(carbon farming)’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늘리고, 생물다양성을 높이며, 토양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농가의 소득도 높이는 지속가능한 방식입니다. 대표적으로 무경운(no-tillage) 농업, 유기물(퇴비, 바이오차) 투입, 혼합재배, 농경지에 목초 식재 등이 있습니다.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는 탄소농업에 참여하는 농가에 ‘탄소 크레딧’을 지급하는 제도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토양 탄소 고정, 실현 가능한 기후 해법일까?

전문가들은 토양 탄소 고정이 결코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탄소 저장 효과는 토양, 기후, 작물, 경작 방식에 따라 다르며, 장기적으로는 포화점에 도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방치·파괴되어온 토양의 회복만으로도 향후 수십 년간 기후변화 완화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토양의 건강은 식량안보, 생물다양성, 수질관리 등 다양한 영역의 지속가능성과도 직결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실천

  • 유기농 식품, 친환경 농산물 소비로 탄소농업 확대에 동참하기
  • 산림 보호, 녹지 확대, 도시 텃밭 참여 등 토양의 생물다양성 보전 실천
  • 탄소중립 기업·상품 선택 등 시장의 변화 유도

정부와 기업, 농업인, 시민이 함께 토양 건강의 가치를 인식하고,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질 때, 토양 탄소 고정은 기후위기를 늦추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보이지 않는 땅속의 탄소를 지키는 일이 지구의 미래를 지키는 일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의 ‘흙길’을 오늘부터 한 걸음씩 함께 걸어가 보면 어떨까요?

탄소중립의 핵심, 토양 탄소 관리

토양은 대기·해양 다음으로 가장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자연 저장고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토양 탄소 고정을 촉진하는 농업기법(노타일, 커버크롭, 혼합경작 등)과, 토양 탄소량을 인공위성·센서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친환경 유기농업, 도시 텃밭, 산림 복원사업을 통한 토양 탄소 축적 노력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토양이 저장할 수 있는 탄소량을 극대화하고, 토양이 파괴되지 않도록 관리·보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농민·기업·지자체·시민 모두가 토양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때, 진정한 탄소중립이 가능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