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섬과 해저 화산의 비밀: 한국 해역의 숨겨진 섬들
대한민국은 생각보다 ‘화산의 나라’에 더 가깝습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한라산, 울릉도, 독도뿐만 아니라, 동해·남해·제주 주변의 바다 속에는 아직도 베일에 싸인 해저 화산과 화산섬이 존재합니다. 이들 화산섬과 해저 화산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독특한 생태계, 신기한 지질구조, 그리고 아직 풀리지 않은 지구의 비밀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은 바닷속에 감춰진 우리나라의 숨겨진 섬과 화산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탐험해 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산섬과 해저 화산
가장 잘 알려진 화산섬은 단연 제주도입니다. 한라산은 약 180만 년 전부터 2만 년 전까지 반복된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복합 화산이며, 오름과 용암동굴 등 수많은 화산지형을 갖추고 있습니다. 울릉도와 독도 역시 동해의 해저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섬입니다. 울릉도는 180만 년 전부터 500만 년 전 사이에, 독도는 약 470만 년 전에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밖에도 동해, 남해, 제주 해역에는 공식적으로 명명되지 않은 해저 화산이 여럿 존재합니다. 국립해양조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심해 탐사를 통해 수십 개의 해저 화산 지형을 확인했으며, 일부는 화산섬으로 성장 중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해저 화산은 보통 수백~수천 미터 깊이에 위치하며, 활발한 용출, 열수 분출구, 독특한 생물 군락 등 매우 다양한 과학적 관심의 대상입니다.
해저 화산의 형성과정과 특징
해저 화산은 주로 판의 경계나 약한 지각부(Hot spot)에서 용암이 바닷속으로 분출하면서 만들어집니다. 용암이 쌓여 산처럼 솟아오르고, 수백~수만 년에 걸쳐 해수면 위로 드러나면 ‘화산섬’이 탄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용암, 화산재, 심해 열수, 미네랄, 심해 미생물 등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룹니다.
특히 바닷속 화산은 대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육상 화산과 달리 한 번 분출로 거대한 폭발보다는 수차례에 걸친 느린 성장, 그리고 지진·열수분출·미생물 군락 변화 등 다양한 지질현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제주도, 울릉도 주변 해역에도 심해 화산 원뿔, 용암 평원, 열수 분출구 등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런 해저 화산 활동은 해양 지진, 해수 온도 변화, 새로운 광물 자원 형성 등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줍니다.
숨겨진 섬들의 지질학적 가치와 생태계
우리 해역의 화산섬과 해저 화산은 단순한 ‘지형’ 이상의 가치를 갖습니다. 이곳에서는 독특한 암석, 광물, 용암동굴, 심지어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심해 생물종도 발견됩니다. 울릉도와 독도 해역의 해저 화산지형은 해양 보호구역,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있습니다.
화산섬 주변 바다는 미네랄이 풍부해 어장 자원과 해양 생물 다양성이 높고, 일부 열수 분출구에서는 심해 미생물, 특이한 조개·새우 등 ‘화산섬 생태계’만의 독특한 진화 현상이 발견됩니다.
지질학적으로는, 우리나라 지각의 형성과정, 해저판 이동, 화산활동의 흔적, 그리고 과거 기후·환경 변화 연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해저 화산의 잠재적 위험과 활용
아직 활동이 남아 있는 해저 화산은 해저 지진, 미소 지진, 해양 온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극단적 상황에서는 쓰나미, 온천 폭발, 바닷물의 화학적 변화 등 재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제주 남부, 울릉도 해역에서는 저강도 지진과 열수 분출이 간헐적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반면, 해저 화산은 광물·에너지 자원, 신약·바이오 자원, 관광 자원 등 미래 활용 가능성도 큽니다. 심해 광상(코발트, 니켈, 희토류 등) 개발, 해양 심층수·온천, 특수 해양 생물 소재 등은 앞으로 과학과 산업 모두에 큰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점과 위험성을 균형 있게 관리하고, 해양 환경 보호와 지속가능한 활용을 위한 정책·연구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맺음말
화산섬과 해저 화산은 눈에 보이지 않아 잊기 쉽지만, 우리 해역의 과거와 미래, 지질학과 생태계의 연결고리를 모두 품고 있는 소중한 자연 자원입니다.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앞으로 더 많은 비밀이 밝혀질 우리 바다의 숨겨진 섬과 화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